[길잡이별 x FREE_Project] 기록2. 당신이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있고, 자신의 가슴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꿈을 간직하고 있는가. 나는 알고 싶다.

길잡이별을 찾는 여행
9 min readDec 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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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Woong

글의 제목은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의 ‘초대’라는 시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전인고 참가자들에게 길잡이별을 찾는 여행(이하 길잡이별)을 소개하며 초대를 읽었다.

길잡이별을 찾는 여행의 네 명의 안내자들은 nest4Next(이하 N4N)의 FREE_Project를 통해 지난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2박 3일 동안 춘천 전인고등학교에서 29명의 참가자들을 만났다.

이번 글에는 전편에 이어 길잡이별은 어떻게 미래교육의 중요한 키워드인 ‘자기다움(Identity)’을 찾아가는지 소개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목격한 전인고 참가자들의 이야기와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보았다.

나만의 길잡이별을 찾아 여행을 떠난 동반자들의 기록

길잡이별을 찾는 여행의 기획배경과 전인고 프로그램에서 중점을 둔 ‘Why’에 관한 내용은 ‘[길잡이별 x FREE_Project] 기록1. 길에서 만난 친구는 내게 ‘내 키는 왜 크지 않을까?’ 물었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기다움이란 무엇일까. 나는 내가 경험하고 공부하며 배운 자기다움을 참가자들에게 이렇게 표현한다.

“자기답게 산다는 건 내 마음대로 사는 게 아니라 외부에서 온 자극에서 자유롭게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거예요. 속마음을 표현하는 건 이야기 속에 내가 존재하게 되고, 겉마음을 표현하는 건 타인의 이야기로만 말을 채우는 거죠.”

나 역시도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니 내가 아는 것이 전부라고 할 수 없고 또 이 짧은 말로 자기다움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겸손한 마음이다. 그런데도 자기다움을 질문하는 안내자로 활동할 수 있는 건 이제는 내가 나답게 살아갈 때 나의 몸과 마음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감각할 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길잡이별을 통해 만난 친구들과 질문들 덕분이다.

길잡이별 안내자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사진을 클릭!

길잡이별 안내자들은 각자가 그동안 다양한 현장에서 배운 도구들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그 중 The Open Master’s (www.openmasters.org)의 도구들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은 ‘다양함이 존중받는 안전한 배움공동체를 만들기, 몸과 마음의 감각 깨우기, 지나온 삶을 다시 바라보기, 주요 감정들을 표현하기, 현재에 머물기, 삶의 패턴을 관찰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앞으로 삶을 디자인하기, 함께 실천하기, 서로 지지해주기’로 구성되고 다양한 놀이와 노래, 명상, 스토리텔링 등의 방법으로 진행한다.

처음 만나면 지난 삶의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감각을 깨우고 감정을 표현하는 시간을 먼저 갖는다. 깊은 마음을 나누기 위한 안전한 공간을 형성해가는 과정이기도 하고, 자기 삶을 하나의 관점으로만 해석하기 이전에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길잡이별에서 ‘Wayfinder 만달라 그리기’는 절정의 시작이다.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사진으로 찰칵 찍듯이 기록한다.

“만달라 그리기를 통해 나 자신에 대해서 더욱 잘 알게 되었고, 내가 앞으로 무얼 해야 할지 좀 더 명확해졌다.”

“나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적을 수 있어서 나를 한층 더 잘 알게 되었다”

“만달라를 그리고 서로 나누며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가 가능했다.”

위는 만달라 그리기가 가장 만족스러웠다는 전인고 참가자들의 피드백이다.

안내자의 세세한 질문을 따라 칸을 채워나가면 어느새 지금의 나의 머리/ 가슴/ 사람/ 손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내려놓고 싶은 것들을 그리게 된다. 떠오르는대로 적는 과정을 마치면 각 영역을 연결하고 자신의 패턴과 이슈를 관찰하고 발견하는 시간을 갖는다.

“나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어요, 우리는 알아가는 과정 속에 있을 뿐이에요. 그리고 그 과정에는 혼자가 아니고 함께 가고 있어요. 대신에 하나의 과녁을 만들어볼 거예요. 이 과녁에 떠오르는 것들을 쏟아 낼 거예요.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서 앞으로의 삶을 꿈꾸기 위해서. ‘의도’와 ‘목적’을 세우고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 길잡이별의 만달라 안내문 중 일부

나만의 길잡이별을 찾고 모두 앞에서 선언하는 시간은 길잡이별에서 단연 최고의 순간이다.

만달라에서 현재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목표 지점을 발견하는 시간을 갖고 나면 하나의 짧은 문장으로 자신의 길잡이별을 찾는다. 그림으로 그려도 좋다. 각자의 속도대로 할 수 있는만큼 표현해본다.

그리고 소리친다. 모두가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며 세상에 자신의 길잡이별을 소리치는 순간을 축하해준다.

고래, 다이나믹한 삶, 두 가지 길의 연결, 어울림, 힙합 등 스물 네 가지 색이 담긴 길잡이별이 반짝였다.

“길잡이별을 찾고 선언하는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안내자들의 길잡이별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내 길잡이별도 찾고 선언하면서 친구들과 단합도 되는 기분이라 너무 좋았다.”

“나의 길잡이별 찾기 : 내가 무엇을 위해 전인고에 왔는지 깨달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의 인생을 바꿔나가려고 한다.”

자신의 길잡이별을 선언하는 모습

길잡이별 찾기가 지나면 How로 이어진다. How에서는 길잡이별을 향한 여정을 설계한다. 참 섬세한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처음부터 ‘어떻게 저 길잡이별에 다 다를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이 아닌 ‘길잡이별에 다 다른 나의 모습은 어떤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Why에서처럼 How에서도 상상하고 감각하며 자기만의 길을 발견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How는 길잡이별을 향해 여행을 떠나며 배낭에는 무엇을 담을지 어떤 길을 걸어갈지 그 길에서 누구를 만날지 질문한다. 잠깐 멈춰서서 Why를 다시 살펴보는 것도 좋다.

빈 공간에 발을 내디디며 한 걸음씩 나아가듯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질문하고 직접 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는 참가자들끼리 자연스레 서로 정보를 나누고 함께 시도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게 참 좋다. ‘어떻게 하면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안내자나 선생님이 아닌 자기 자신을 향하는 순간, 삶의 여정이 막막함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으로 보인다. 그 자유로운 표정이 참 좋다.

How의 핵심파트 중 하나인 세 개의 산봉우리를 소개하고 싶다.

등산을 할 때 한 번에 모든 산봉우리를 오를 수는 없다. 내가 있는 위치와 가깝고 먼저 오르고 싶은 산봉우리 세 개를 일 년의 목표로 정해본다.

그리고 산 정상에 오르기까지 만날 수 있는 사람과 필요한 도구들, 해보고 싶은 시도를 써본다. 실현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떠오르는대로 마구마구 산봉우리를 채우며 산봉우리에 닿을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확장해본다.

전인고 참가자들과 다 같이 ‘고등학교 3년간 추억만들기’ 산봉우리를 채워보았다. 코로나19로 가지 못한 여행을 함께 떠나기, 공연하기, 같이 요리해 먹기, 사진 찍기, 노래 만들기, 농구대회, 책 읽기 모임 등등. 한 친구의 목소리에 또 다른 목소리가 쌓이며 점차 톤을 높이던 열기가 생생히 기억난다.

“내 인생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선순위는 무엇이고, 어떤 생각을 가지며 무엇을 추구하고 살아야할지 알게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배움은 도전이다. 무언가가 무섭고 두려워서 계속 주저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러나 도전을 하면 내가 상상도 못했던 결과를 얻을 수도 있고 만약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에 관해 아쉬운 점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내 컨디션이 안좋아서 피로한 것 이외엔 없다.”, “3일 동안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 아쉬웠다. 1주일 동안 했다면 나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었을 거 같다.”라는 참가자의 답이 나올 만큼 2박 3일은 큰 역동을 겪으며 빠르게 지나갔다.

안내자로서도 짧은 시간이 아쉬웠다. 작은 한 걸음을 걸어보는 시도, 장애물에 부딪혔을 때 나를 마주하는 방법, 더 다양한 삶의 방식들을 나누기까지 함께 해보고픈 활동들이 많았지만 다음 만남을 위해 남겨두기로 한다. 우리는 다음에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까.

길잡이별은 더 다양한 배움공동체가 살아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여정 중이다. 다양성이 존중받는 공간에서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배움의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질 수 있도록. 자기다움이 갖는 따뜻한, 진정한, 자유로운 힘이 사회 곳곳에서 연결되어 위로가 될 수 있도록.

글을 마치며 이번 여정에 만난 반짝이는 별들에게 고마움을 전해본다.

“ 스물아홉 명의 새로운 길잡이별 여행자를 만났습니다.

만나기 쉽지 않은 인연이었어요. 코로나19로 만남은 이뤄질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고 마스크를 낀채 2박3일을 보냈네요. 억압의 말들과 외면이 일상이 되고 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은 현실에서 우리는 만났습니다.

스스로 확신을 갖기 쉽지 않은 요즘,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시선이 절실한 요즘 당신들을 만나 서로 다른 자기속도대로 함께 걸을 수 있어 참 좋았어요. 당신을 응원한다는 말이 위로가 되었죠.

그대들이 찾은 길잡이별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길잡이별을 찾기 위해 자기를 발견해갔던 감각은 온 몸 구석구석 남아있을 거에요.

자신을 믿어요. 언제 어디서나 당신을 응원합니다.

아차! 우리 이제 함께 여행하는 친구가 되었으니까요. 길잡이별을 찾는 여행자들의 만남에 언제든 놀러와요. 언제나 당신을 환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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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잡이별을 찾는 여행

길잡이별을 찾는 여행은 세계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청년들을 위한 진로 탐색 프로그램입니다. 난쟁이와 요정들이 살고있는 스웨덴 숲속에서, 자연과 사람이 어울려사는 덴마크의 마을에서, 사람이 가장 먼저 존중받는 평화로운 사회 북유럽에서 만나요.